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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렌즈를 사용했을 때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벌써 십 년 넘게 안경과 하드렌즈를 번갈아 사용하였는데 작년 5월 안과의사의 권유로 공막렌즈를 사용하게 되었다. 처음 공막렌즈에 대한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나 생소했다. 그동안 내가 알던 렌즈는 하드와 소프트, 드림 렌즈 정도가 전부였는데 이건 또 뭐지?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공막렌즈에 대한 궁금증에서 보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ㅣ공막렌즈는?
렌즈를 정기적으로 착용해 본 적이 있다면 렌즈의 가장 큰 불편함이 퍽퍽함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나 역시 렌즈를 끼면 잘 보이고, 안경이 주는 불편함에서 해방되어 편한 점이 참 많았지만 렌즈는 날씨나 몸의 컨디션, 사무실 환경에 따라 눈이 쉽게 건조해지는 퍽퍽함을 느낀다. 회의나 미팅 시 렌즈가 눈에서 돌아가 눈을 찌르기라도 하면 정말 괴롭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눈 단백질이 렌즈에 묻어나면서 뿌옇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인공 눈물은 렌즈 사용자들이 챙겨야 할 필수품이다. 아무리 산소투과율이 높은 RGP 렌즈라고 해도 렌즈를 착용한다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 생각이 된다.
이런 불편함을 줄여준 것이 바로 공막렌즈이다. 기존렌즈의 단점은 줄여주고, 장점은 극대화하여 제작된 것이 공막렌즈인데 기존 렌즈가 각막에 부착한다면 공막렌즈는 각막이 아닌 공막에 닿게 하여 이물감이 덜하면서 더 편안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공막렌즈는 각막과 렌즈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눈물을 보존해 주면서 각막을 보호해 준다. 그래서 안구 건조증이 심하거나 시력교정이 되지 않는 사람들, 난시교정이 필요하거나 원추각막으로 인한 각막 손상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렌즈가 공막렌즈이다.
ㅣ공막렌즈 1년 사용후기
ㆍ공막렌즈의 장점
지난 1년간 공막렌즈를 착용하면서 느꼈던 후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굉장히 편하다."였다. 비싸긴 하지만 확실히 그 값어치의 몫을 한다. 공막렌즈는 눈의 흰자까지 덮어 주기 때문에 렌즈가 클 수밖에 없는데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전 하드렌즈와는 다르게 확실히 착용 시 눈이 느끼는 이질감이 덜하였다. 마치 렌즈를 끼지 않은 것처럼 내 눈에 달라붙어 있는 듯 산뜻한 느낌이다. 정말 내 눈이 이랬으면 좋겠다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안구건조증도 일반렌즈를 착용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덜하다. 눈물의 손실률이 적도록 산소투과율이 높은 재질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공막렌즈도 아침에 착용 후 6시간 이상되면 뻑뻑해지는 것은 있지만 그래도 빈도나 그 정도가 일반렌즈와는 사뭇 다르다.
ㆍ공막렌즈의 단점
내가 생각할 때 공막렌즈의 가장 큰 단점은 착용할 때 시간이 좀 걸린다. 왜냐하면 그 과정이 기존렌즈보다는 조금 더 디테일하기 때문이다. 먼저 공막렌즈는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삽입시 이런 도구(DMV)가 꼭 필요하다. 렌즈가 눈 전체에 붙어야 하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끼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 렌즈는 렌즈보관함에서 렌즈를 꺼내어 손가락으로 바로 삽입이 가능했지만 공막렌즈는 보존액을 물로 씻어낸 후, 삽입도구에 렌즈를 올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인공눈물약을 가득 채워 거울을 보고 눈에 서서히 눌러주면 된다. (간혹 여기에서 렌즈가 저 파란색 도구 정중앙이 아닌 경우 눈물약 무게에 의해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1차는 렌즈와 눈물약이 눈에 닿는 느낌이 들고, 여기서 조금 더 밀어 넣어주면 렌즈가 삽입된다. 아침 출근 때 한 번에 렌즈 착용이 되면 좋지만 1-2번 실패하면 눈물약을 그때마다 뜯어서 다시 해야 한다.
그리고 렌즈를 뺄 때도 기존렌즈는 손을 깨끗이 닦은 후 쉽게 뺄 수 있지만 공막렌즈는 크기가 커서 눈 밑 꺼풀을 아래로 당겨 렌즈가 닿도록 밀어내야 한다. (리무버를 이용해도 있지만 필자는 그렇게 할 경우 눈이 더 아팠다.) 그러면 공간이 생기며 렌즈가 빠지는데 아직 사용 경험이 부족하다면 렌즈가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공막렌즈는 착용할 때도, 뺄 때도 시간이 걸리는 게 최고 단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적응하면 이 시간은 단축된다.
또 하나의 단점은 가격이 상당하다. 이전에 끼던 하드렌즈가 20만원 정도 했는데 공막렌즈의 비용은 이 보다 5배 이상 비쌌다. 물론 공막렌즈 종류에 따라 가격에는 차이가 있으며 일반렌즈처럼 지속적으로 사용가능하지만 어떻게 관리해 주느냐에 따라 그 기간이 다를 수 있다. 보통 2년 정도는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소중히 다루고, 관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일 공막렌즈에 대한 궁금증이나 관심이 있다면 안과에 가서 의사와 정밀 상담을 하길 권장한다. 공막렌즈는 처방이 힘들고 안구 모양을 정확하게 계측한 후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공막렌즈 1년 사용후기, 장점과 단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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