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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셋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차량을 보다 더 안전하고 큰 차로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7인승 쏘렌토를 끌고 있었는데 3열은 아이들이 가까운 시내 주행이나 가능할 뿐 행여 부모님이나 장거리를 이동할 경우 불편한 차였다. 그래서 고민했던 차가 쉐보레의 트래버스, 기아 카니발, 혼다의 오딧세이였다. 남자들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 차 바꾸는 때라고 하지 않았는가? 고심하며 이 차와 저 차들을 비교 시승해 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내린 결론은 혼다 오딧세이였다. 왜 카니발을 사지 않았냐고?

  | 카니발을 단념하다

  카니발이 가장 무난하였고, 당시 일본에 대한 정서적 감정도 안 좋아서 한참 불매운동이 일어나던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딧세이를 사게 된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몇 천만 원을 주고 한번 구매한 차는 쉽게 바꿀 수 있는 물건이 아닐뿐더러 무엇보다도 생명과도 직결된다. 가족들, 사랑하는 내 자녀들이 타고 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미국 IIHS에서 테스트한 안전성을 보니 오디세이가 더 카니발보다 앞서있었다.  

  그리고 차 때문에 더 이상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은 이유도 한몫했는데 서두에서 언급했듯 16년도 11월에 쏘렌토 새 차를 구매하였다. 내 생애 두 번째 차였고 첫 SUV였다. 기대되는 마음도 잠시...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새 차인데 젊은 딜러는 당황해했고 말로만 듣던 차량 결함을 느끼는 순간! '그래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 스스로 마음을 달래며 오토큐에 여러 차례 방문하였다. 그리고 눈앞에서 새 차를 2-3회 뜯어내고 검사를 하는데 정말 멘붕이 왔다. 오토큐 정비사도 이건 차량의 결함이었다며 시인하고 우여곡절 끝에 원인을 찾아 고쳤지만 그 후 또 한 가지의 문제가 찾아왔다. 그게 바로 에바가루였다. 에바가루가 무엇인지는 '쏘렌도 에바가루'로 검색해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현기차는 보류였다. (난 정말 현기차가 제대로, 잘, 완성도 높은 차를 만들길...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AS에 자국민에게만큼은 진심이길 원한다.) 

  그리고 디자인면에서도 흔한 카니발보다는 오딧세이가 더 눈에 들어왔다. 특히 오딧세이의 옆면의 굴곡진 디자인과 슬라이딩 도어 자국을 티 나지 않게 가리는 제작 기술이 마음에 들었다. 평소 차량에 별 관심이 없던 아내 역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며 이걸 좋아라 했다. 종합적인 면에서 일단 카니발은 패스. 결국 좁혀진 결론은 트래버스와 오딧세이였다.

 | 트래버스 Vs 오딧세이

  트래버스와 오딧세이는 서로 비교하기에는 다른 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패밀리 차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보았을 때 두 차 모두 훌륭한 차이다. 먼저 트레버스는 튼튼하고 디자인도 정말 멋지며 내구성 좋은 차였지만, 아무래도 가족이 타게 될 멀티성과 활용적인 면에서 나는 오딧세이에 더 점수를 주었다. 내가 두 차를 비교하며 우선적으로 고려한 점은 다음과 같다.

1) 슬라이딩 도어의 유무 :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기존 쏘렌토 역시 주차 후 양 옆에 세워진 차가 있을 때 문 열기가 힘들었는데 훨씬 더 큰 트래버스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들 등교, 하원 시 운전자 석에서 오토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으니 슬라이딩 도어가 정말 편하긴 하다. 

2) 3열의 승차감 및 isofix 개수 : 아이가 셋이 되다 보니 3열을 꼭 써야만 했기에 나는 이 부분을 가장 중시했다. 먼저 3열의 착좌감과 승차감을 생각해 보았을 때 트래버스는 시트 자체가 딱딱한 느낌이 들었고, 3열 등받이 리클라이닝 각도가 예상보다 나오지 않았다.  isofix의 경우도 트래버스는 3열에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반면 오딧세이는 1열보다는 2열이, 2열보다는 3열이 가장 편하다는 오너들의 리뷰가 있을 만큼 승차감이 세단 비슷하다는 전반적인 글들을 많이 보았고, isofix 역시 2, 3열 모두 5개가 있기 때문에 어디에든 카시트 장착이 용이했다. 공간 활용도 면에서 오딧세이는 8인승인데 2열 가운데 의자 탈부착을 할 수 있어 필요와 상황에 따라 얼마든 조정할 수 있다. 자전거나 캠핑 시 큰 짐을 싣게 될 때 5인 가족이 2열까지 다 앉고 3열을 집어넣어 그만큼의 공간활용이 가능해진다. 또한 2열 의자가 위, 아래뿐만이 아니라 좌, 우로서의 움직임이 가능한 것 역시 매우 참신하게 다가왔다.

  그 외에도 오딧세이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량용 청소기, 이중유리창으로 인한 외부 소음 감소, 후방모니터, 캐빈토크 및 캐빈 와치등 여러 편리한 측면이 크게 다가왔기에 이 차를 구매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별문제 없이 만족하며 타고 있다.

  글을 쓰다 보니 내가 타는 차를 띄워준 면이 분명히 있지만 나는 자동차 전문 리뷰어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 과정을 내 경험에 비추어 썼으니 혹 오딧세이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이나 패밀리카를 구매하실 예정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